[Phase 2] 고난 속의 재취업기 - 부딪힘과 결론
9월 중순부터 자소서를 써가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출근을 12월 중순에 했으니 재취업까지 대략 2달반 정도 걸렸다.
지원한 회사를 세아려보니 총 24개의 회사에 지원했었다.
지원 회사의 기준은 아래처럼 정했다.
- 내가 자주 사용하거나 사용할 서비스인가
- 기술(또는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는 회사인가
- 개발 문화가 좋아보이는가 또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수평적인 소통 구조를 가졌는가
24개나 썼지만 하나하나 다 들어봄직한 회사라 2017년 하반기에 첫 지원할 당시와 달리 이름 있는 it회사가 많아졌다를 새삼 느꼈다.
전형을 진행했던 과정은 아래와 같다.
- 서류탈락 또는 연락없음: 8개
- 코딩테스트 또는 전화면접에서 탈락: 6개
- 1차 면접에서 탈락: 5개
- 2차(최종) 면접에서 탈락: 2개
- 최종 합격으로 1차 인터뷰 포기 : 1개
- 최종 합격: 2개
전형별로 느꼈던 점
1. 서류전형
모든 탈락이 씁쓸하지만, 서류 탈락이면 처음부터 힘 뺄 일이 없어서 좋긴했다.
단지, 한 달 이상 넘어서 탈락 연락이 오거나 아예 연락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언제까지 전형 결과를 알려준다는 공지 없이 공고만 올려두는 것은 지원자로서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2. 코딩테스트, 과제 전형 또는 전화면접
코딩 테스트가 생각보다 어려웠던 회사가 있었다. 시간 제한 내에 어떻게 풀어낼지 생각 안나는 문제가 있으면 '아 이번에 망했네'라고 생각했지만, 제한시간까지 끝까지 고민하고 제출했다.
전화면접은 보통 명확한 답이 있는 질문을 주로 받았는데, 기본적인 CS 개념을 물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다.
한 번은 질문에 대한 답을 절었더니 바로 기술적이지 않는 질문이 들어오기에 탈락을 예감했고,(실제로 탈락했다) 한 번 절었다고 떨어뜨리기에 이정도 질문으로 이 사람의 실력을 판단할 수 있나 싶었다.
과제 전형은 내가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지와 코드 작성법, 패키지를 나누거나 대략적인 아키텍처를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재취업 준비 시점까지 코딩은 손대지 못하고 있었는데, 코딩을 할 수 있어 오히려 반가웠다.
그렇다고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은 지원하는 회사나 나나 시간적인 손해라 생각해 나름의 타임라인을 정해서 완료 후 제출했다.
요구사항을 어떻게 풀어내는가를 코드로써 보여줄 수 있으니 이러고도 떨어지면 '내 실력이 아닌가보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다행히도 과제전형으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대신 그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큰 전형이라 느꼈다. 과제전형이 지원자가 가장 시간을 소모하는 전형인데, 올바른 피드백을 주지 못한다면 그에 대한 반발심이 생겨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가겠다 싶었다.(면접관 또한 시간을 쏟아야하는 전형)
각각 장단점이 있는 전형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기에 과제 전형이 가장 좋았다. 지금은 직장인이니 다시 이직준비를 하게 된다면 어떤걸 선호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3. 1차 면접
가장 긴장을 많이 하는 구간이다. 그 회사와의 첫 대면 자리이기에 항상 긴장된다.
최종합격을 하면 보통 인터뷰어로 들어오신 분들과 일할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더욱 신경쓰인다.
기술, 프로젝트의 상세한 부분을 검증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정신없이 답변하다보면 어느새 1시간 ~ 1시간 30분은 금방 지나있다.
인터뷰어의 리액션이나 태도에 따라 내 기분도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와 동시에 나도 그 회사를 판단하는 자리로 여긴다. 그때 인터뷰어의 태도나 분위기, 이 면접을 위한 준비를 본다.
타당한 질문인지(워라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건 야근을 많이 시킬거다 라는 의도로 들림), 질문을 이해 못하더라도 최대한 추가 설명이나 답변을 유도해주는지(짜증스런 반응을 하시면 나중에 일할 때도 그러시려나 한다)를 살핀다.
화상면접일지라도 인터뷰어도 지원자를 위한 준비가 되었는가도 중요하다.
자소서에 적혀있는 내용을 계속 질문한다거나 재택이 아닌 사무실 출근 상태에서 회의실이 아닌 장소에서 접속해서 주변이 어수선하고, 갑자기 인터뷰 도중에 이동을 한다든가 말이다.
4. 2차 면접
이때부터 김칫국을 마시기 시작하는 단계였다. 절대 김칫국 마시지말자하면서도 최종면접을 목전에 두니 계속 행복회로만 돌아가기 시작한다.
떨어지면 그에 대한 반작용도 크다.
2차 면접 또한 순수한 인성면접은 아니기에 기술질문을 1차 면접과 동일하게 준비한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인성면접을 대비한다.
컬쳐핏에 큰 비중을 두는 면접 구간이기에 회사가 어떤 인재를 추구하는지 살펴봤고, 지원할 때부터 나랑 맞을 것 같은 회사에 지원했기에 크게 내가 개발적으로 추구하는 방향하고 다른 경우는 없었다.
운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구간으로 보인다.
회사의 컬쳐핏에 맞는 인재인지를 보는 것이기에 인터뷰어 판단으로 회사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 비춰지면
1차에서 기술적으로 면접을 잘 봤더라도 탈락할테니까.
좋았거나 특색 있었던 면접 경험
뱅크샐러드
처음 경험해보는 면접 방식이었다. 서류 -> 라이브 코딩 테스트를 합격하면 모든 면접이 하루 안에 이뤄진다.
총 4 세션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세션은 기술 면접이었고 다른 회사의 1차 면접에서 이뤄지는 질문이라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 세션은 만드려는 서비스 요구사항을 주고 즉석에서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면접이다.
오 이게 말로만 듣던 실리콘 밸리식 문제인가?라 생각하며 긴장을 많이 했지만 재밌는 면접이었다.
인터뷰어와 소통을 하며 설계해나갔는데, 복기해보니 진땀빼며 진행했던 듯 싶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세션은 컬쳐핏 면접으로 나는 어떤 개발자인지,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였다.
인터뷰어분들이 편하게 해주려고 하셔서 나름 마음 편하게 면접을 봤었다.
총 3시간 반? 정도 진행했던 것 같은데 인터뷰 과정이 종료하고나니 진이 다 빠져서 바로 침대에 기절했었다.
아이디어스
아이디어스는 개인적인 경험이 좋았다. 지원자를 케어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원래 아이디어스에서 종종 물건을 구매했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가 좋기도 했다.
1차 면접은 프로젝트나 CS 질문이 끝나고, 과제 전형을 바탕으로 피드백과 질문을 주고 받으며 진행했는데 서비스를 설계할 때 회의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식으로 짜려고 했는데 시간 관계상 이정도까지만 구현했다 식으로 면접을 본다기보다 같이 논의를 한다고 느꼈다.
2차 면접에서도 기술적인 질문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꼬리질문을 받았지만 분위기가 유했다. 편하게 웃으면서 진행했던 면접이었다.
정리
면접마다 경력 공백에 대한 개인사를 밝혀야 하는게 심적으로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딱히 어떤 일이 있었든 회사 일과 합격 당락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나중에는 '개인사가 있었다' 정도로만 밝혔다.
최종적으로 아이디어스, 카카오 모빌리티를 합격했다.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웠다. 면접 경험이 아이디어스가 너무 만족스러웠었다.(물론 카카오 모빌리티의 면접경험 또한 좋았기 때문에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 커리어에 네임밸류가 큰 회사를 넣고 싶은 욕심이더 컸기에 카카오 모빌리티를 선택했다.
곧 3개월이 지나고 수습 종료가 잘 되었다고 통지를 받은 상태다.
빠른 모빌리티 시장 대응을 위해 하고 있는 일, 해야할 일이 많지만 재밌게 업무를 하고 있다.
팀원분들도 다 친절하셔서 뭐 하나 물어보면 내 일처럼 찾아서 도와주신다.(집단 지성의 강점을 경험하는 중..)
새로운 회사에서도 쭉 잘 적응해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