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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존비즈온 회고록1(2017.09 ~ 2019.07) - 개발자가 되기까지
    개발 일기장/직장 생활 2019. 7. 8. 20:52

    내가 회고록을 쓰는 날이 올 줄이야. 

     

    난 정말 보잘 것 없는 스펙으로 개발자의 첫 발을 내디뎠다.

     

    1. 지방국립대 행정학, 경영학 복수전공(전공자가 아니라 학점은 별 영향력이 없을거라 생각했다.)
    2. 토익 870점
    3. 정보처리기사
    4. 6개월 국비지원 학원

    IT업계와 개발자에 대한 선망을 늘 가지고 있었다. 세상을 바꾸는 건 IT업계라고 열렬히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에 들어가기에는 벽이 무척 높아보였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현수막에 웹 개발자 국비 지원교육 현수막을 발견했고, 곧바로 지원했다. 당시 27살이었고, 실패해도 괜찮은 나이라 생각했다.

     

    수업을 시작한지 일주일도 안되어 '코드'라는게 눈 앞을 팽글팽글 돌았고 도저히 이걸 잘해낼 자신이 없었다. 나같은 아예 컴퓨터를 처음 배운 사람에게 수준으로 맞춘 수업이 아니었다.

     

     

    끈질김과 목표를 향한 집착이 내가 가진 몇 안되는 장점 중에 하나였기에 6개월 동안 미친듯이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포기하자. 라는 마음으로 수업을 시작한지 일주일 뒤부터 오후 5시반에 수업이 마치면 10시까지 남아서 공부하고 경비아저씨가 강의실 문을 닫으면 도서관으로 가서 11시까지 공부했다.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 공부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그 후부터 일요일까지는 쭉 쉬었다.

     

    6개월이 흘러 교육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강사님은 학생들에게 기업 알선을 해주었다.(기업연계 과정이었다.) 그런데 나는 해주지 않으셨다. 나는 왜 해주지 않냐고 물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잘해야 소개해주지.'(??!)라는 말뿐이었다.

     

     

    난 나를 가르치는 강사님이 하는 말이기에 그 말이 진짜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심적으로 힘들었고, 혼자 씁쓸해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기에 꾸준히 기초 공부를 하고 기업에 자소서를 냈다. 그와중에 반에서 잘한다는 사람들은 알선해준 기업들로 취업하여 강의실에서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6개월 교육이 끝나고 한 달은 더 강의실에 나와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했다. 20명 가량 되던 학생들도 5명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 끝없는 취업을 언제까지 준비하냐란 생각이 들었고, 전공으로 취업했어도 취업을 잘했을텐데 괜히 시간만 날린건가란 생각도 했다. 그럼에도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회사의 부품이 되기보단 가진 기술력 하나만으로 어딜가도 인정받는 '개발자'말이다.

     

    취업준비와 좌절감을 느끼던 도중, 부산 더존비즈온 채용공고를 접했고 '기업 채용연계'라는 힘을 빌리지 않고 순전히 나의 힘으로 더존비즈온에 입사했다. 당시 취업한 같은 반 사람들 중에 더존비즈온이 가장 크고 유명한 기업이었기에 해냈다는 성취감에 그동안의 힘겨운 노력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난 햇병아리에 불과했고,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막 걸음마를 떼려하는 개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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