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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과생의 카카오 개발자 이직기 - 4 (2차 면접)
    개발 일기장/직장 생활 2019. 7. 22. 16:46

    다 왔다! 마지막 관문이다.

    밤잠을 설친지 어느새 한달째... 아무리 늦게자도 아침에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카카오!' 외치면서 눈 뜸...ㅋㅋ

     

    대망의 카카오 최종 면접. 모든 걸 걸겠다는 일념으로 판교로 출발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부산역 우황청심원을 사들고서

     

    한 번 와본 곳이라 길은 금세 찾았다. 같은 레파토리로 삼각김밥 하나 먹고 근처 카페에서 다시 한 번 1차 면접 때 대답하지 못한 부분을 정리했고, 정리해온 부분을 훑었다. 손코딩을 치기도 한다해서 손코딩(주로 자료구조)을 준비했고, 임원면접이니 인성면접에 더욱 신경을 쓰고 갔다.

     

    카카오 오피스를 들어섰을 때는 '캬~ 역시 내가 오고 싶은 회사다.'라고 생각 한 번 하고, 인터뷰실로 향했다. 대기 시간까지 기다리다 안내해주시는 분에게 안내를 받아 인터뷰룸으로 들어갔다.

     

    '이분들은 카카오에서 임원을 할만큼 대단하신 분들이니 얄팍한 말 속임은 안 통할거야' 라고 되뇌이며 최대한 성실하고 정직하게 대답하자. 라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인터뷰룸으로 들어서니,

     

    덜덜..

    내 눈에 비친 그 분들은 원피스의 해군 대장 포스였다.(실제로는 두 분이 앉아계셨다.)

     

    다행히 손코딩은 치지 않았지만, 1시간이 모자라다 싶을 정도로 기술질문을 받았다. 떨어뜨리시려고 계속 물어보시는 걸까 아니면 붙이시려고 계속 물어보시는 걸까라는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대답을 이어나갔다.

     

    1차 면접 질문에 대해 마음에 안드셨던 대답을 다시 물어보셨다. LinkedHashMap, TreeMap, HashMap의 차이점에 대해서 말이다. 부끄럽지만, LinkedHashMap, TreeMap은 전혀 모르는 부분이었다. 물론 LinkedList, Tree 구조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그래서 1차 면접에서는 틀린 대답을 했었다. 이 부분 때문에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확실히 틀린 대답을 했었다.

     

    1차 면접을 보고 나오는 길에 바로 구글링을 해서 찾아봤다. 따로 집에 와서 정리를 해뒀다. 2차 면접에서는 자신있게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준비한거냐' 라는 물음에 면접을 치른 뒤 바로 찾아봤었다고 대답했다.

     

    기술 질문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 연차가 얼마 안되다보니 실력보다 얼마나 스스로 성장하려하는지, 평소 개발 스타일을 물어보시는 듯 했다. 예를 들어,

     

    1. 이제까지 본 개발 서적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 읽었던 책들에 대해 말씀 드리고 책이 쉽진 않아 한번에 이해하진 못한 것 같다고 솔직히 말씀드림(클린코드, 리팩토링, TDD 등) -> 그 중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책에 대해 설명해달라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라는 책을 읽었는데 단순히 메모리에 올라간 클래스를 객체로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객체는 협력, 책임, 메세지라는 핵심 역할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프로그래밍 세계에서의 실체 같은 개념이란 걸 알 수 있었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예를 들거나 카페에서 일어나는 매커니즘을 비유해 설명해주는게 특히 인상깊었다. 식으로 말씀드림.

     

    2. 내 이력을 보시고 컴퓨터와 관련 없는 전공 출신인데 그걸 보완하고 따라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라고 물으셨다. 매일 아침 1시간, 퇴근 후 1~2시간씩 공부하고 주말에는 2시간 이상씩 공부했고, 기술 블로그와 깃허브를 꾸준히 포스팅하고 커밋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회사 선임분들을 정말 잘 만나서 모르거나 질문하는 것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셨고, 본인도 모르면 찾아서 알려주시는 그런 분들 밑에 있던게 행운이었습니다. 식으로 말씀드림.

     

    어차피 이 분들을 속일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아는 부분, 모르는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괜히 아는 척 하지 않았다. 아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상세히 말씀드렸다.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때 끄덕끄덕해주시는 호응을 잘해주셔서 더 자신감이 생겨 당당하게 대답했다.

     

    분위기가 좋았다고 생각했기에 '마지막 할 말 없냐'라고 물으셨을 때, 내가 좋아하는 책 문구를 말씀드리고 인터뷰룸을 나왔다.(분위기가 안 좋았으면 그냥 나오려고 했다. 오글거리기도 하고...)

     

    인터뷰룸을 후련하게 나왔다. 후회는 없었다. 모르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내가 아는 부분에 한해서는 모두 대답했다.

     

    근데 여기서 떨어지면 마음을 추스리긴 아주아주 힘들 것 같다는 건 스스로 알고 있었다.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고 있다가 4일이 지나서 합격 메일을 받았다!!

     

     

    말도 안돼! 내가 카카오 개발자라니?!

     

    내게 있어 카카오에서 일하는 개발자란 천상계 개발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분들과 같이 일할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다. '최선을 다해 그들에게 뒤처지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하늘이 내게 더 열심히 하라는 계시인가 싶기도 했다.

     

    요즘 하루하루 아침에 눈을 뜨는게 행복하다 헿.

     

    그러나, 아직 내 성장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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