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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일치! 두 번째 직장 '마이리얼트립'에 오기까지개발 일기장/직장 생활 2020. 5. 26. 08:52
카카오 정규직 전환 실패를 딛고!!
이 글이 꽤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 위로의 댓글이 많아서 아직 세상은 따뜻하구나..를 느꼈다 하하
위 글을 읽었던 사람은 이 개발자는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했을텐데, 결론부터 말하면 제목처럼 새 직장에서 잘 지내고 있다!
떨어지고 한 달 동안은 제주도 여행을 다니면서 멘탈 회복에 힘썼다.
12월은 제주에서 시간을 보내고 1월에 서울로 방을 구해 올라왔다. 올라오자마자 당장 수입이 없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첫 직장을 다녔던 시간이 2년 가까이 되었기에 실업 급여를 신청할 수 있었다.
실업급여를 신청하면서 살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는구나 싶었다. 카카오 간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다니다 떨어지고나서는 부끄러움과 함께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왔고, 이렇게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있는 내 모습이라니. 주변인들(가족, 지인)도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보여서 더 처참했다.
실업급여 수령을 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교육을 몇개 들어야했다. 고용센터에 갔는데 80%는 어르신들이라 젊은 사람은 몇 없었다. 울컥했다. '하.... 나 뭐하고 있냐.'라고 자책했다.
겉으로는 당당한 척 했지만, 카카오를 떨어진 일이 마음 속에 응어리져 자신감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렇지만 이미 1달 넘게 쉬었고, 공식적인 업무 경력은 첫 직장이 다였기 때문에 더이상 시간을 흘려보낼 수 없었다.
세 번째 취업 준비, 두 번째 직장을 향해
이번에 지원할 직장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고, 다방면으로 배우고 해내야할 일이 많을 것 같은 스타트업쪽으로 지원해보려했다.
아무래도 규모가 큰 회사에 있으면 한 사람이 맡게 되는 업무의 범위가 좁지 않을까라는 혼자만의 생각이 있었고, 나와 함께 회사가 같이 성장하는 성취를 느껴보고 싶었다. 규모가 큰 회사만 다녀서 스타트업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스타트업만 지원한 건 아니었고, 우아한 형제들이나 쿠팡, 스노우 등 평이 좋은 큰 규모의 기업에도 지원했다.
떨어진 곳도 있었고, 채용 프로세스 속도가 늦은 곳도 있어서 내심 제일 가고 싶었던 마이리얼트립에 최종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다른 곳은 깔끔하게 포기했다.
예상한 시간보다 빨리 취업에 성공하여 그저 기쁠뿐이었다.
지원한 계기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여행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인게 첫번째 이유다. 방학마다 배낭여행을 다니고, 대학교 조별 과제는 항상 여행 관련 주제를 들고 나갈 정도로 여행을 좋아했다.
두 번째로는 핫했다! 실력있는 개발자들을 공격적으로 뽑고 있었고, 트래블 테크회사로 거듭나려는 경영방침, 기술 블로그나 팀 소개글들을 읽어보니 성장할 수 있는 양분이 가득한 회사처럼 보였다. 블라인드, 잡플래닛을 통해서 실제 분위기는 어떨까 조사도 해봤는데, 분위기면에서도 긍정적인 글들이 많았다.
세 번째는 아무래도 한국에서 일하려면 아직까지는 자바가 대세이기에 자바를 쓰고 있다는 점이었다. 정확하게는 루비에서 자바로 넘어가고 있다고 했고, 내가 지원한 업무는 이미 자바로 만들어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채용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면접관, 채용담당자들을 컨택하며 좋은 회사라는 느낌을 받아 꼭 가고 싶다 생각했다.
채용 과정
물론 남들도 괜찮다 말하는 회사는 옆집 건너가듯 쉽게 갈 수 없다. 나처럼 경력이 낮은 개발자일수록 이직이나 취업이 더욱 쉽지 않다.
채용 프로세스는 서류지원, 1차 면접(코딩 테스트, 기술면접), 2차 면접(CTO 면접), 레퍼런스 체크 과정을 거쳤다.
서류 지원
서류는 나의 무기인 블로그와 깃허브, 카카오 인턴을 어필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분이라면 꼭 블로그를 시작하셨으면 좋겠다.
신입때 큰 목표없이 꾸준히 관리했던 블로그가 지금은 날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좋은 글을 쓰면 좋지만 그게 아니라도 자신의 성실함은 어필할 수 있다!
물론 실력이나 커리어가 좋으신 분들은 굳이 블로그 없이도 취업 잘하시더라. 하지만 난 아니니깐 노력만이 살길이다.
1차 면접
서류보다 더 떨리는 건 코딩 테스트와 기술 면접이다.
1차로 코딩 테스트 1시간을 치르고, 2차로 기술 면접 1시간을 치른다. 면접관은 각각 다른분이 들어오셨고, 1대1로 이뤄졌다.
코딩 테스트는 총 3문제가 나왔다. 자료구조를 응용해 푸는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1~2번은 풀었고, 3번은 완벽히 풀지 못했다.(오프라인 코딩 테스트였기에 문제가 동일할 수 있어 문제에 대한 설명은 생략)
기술 면접은 정말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첫 질문이 '최근에 어디 여행을 다녀왔냐'로 시작해주셔서 긴장감을 푸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CS 질문보다는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아키텍처나 기술 설명, 내가 생각하는 개발에 대한 사상(?)의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내 블로그 글들을 꽤 많이 읽고 면접에 들어오셔서 인상 깊었다. 블로그를 읽고 들어오셨기에 카카오는 왜 떨어진 것 같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질문은 2차 면접때도 받았다)
전환면접 당시, 과제보다는 CS 질문을 더 많이 받았고, 과제 위주로 면접 준비를 했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고, 팀원분들하고 경력 차이가 크다보니 스스로 위축되었던 자신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하지만, 받은 과제는 잘 마무리했으며 팀원들과 마찰이 있어서 떨어진 건 아니었다고 했다.
다른 기술적인 질문에 대한 답도 크게 막힌 부분없이 대답했고, 면접관님의 표정을 보니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면접관님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마중해주셔서 '떨어지더라도 기분 좋은 면접이었다'라고 생각했다.
2차 면접
2차 면접은 우리 회사 CTO님이 들어오셨는데, 기술보다는 인성면접에 가까웠다. 특히, 마리트(마이리얼트립)가 원하는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 개발자인지 협업하는 개발자인지 알아보려 하시는 것 같았다.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편이라서 이런 부분을 어필했고, 개발이든 업무든 개선하고 배운 걸 응용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다.
카카오 때 내 사수였던 다비가 알려준 것 중 하나는 모르는 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라였다. 어차피 면접관은 내가 모든 대답을 완벽히 하리라 기대하지 않고 그럴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황스러운 질문이 들어오더라도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레퍼런스 체크
이전에 같이 업무가 겹쳤던 동료 2명에게 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했다.
2년 가량 나와 함께 했던 동료들이 나를 잘 설명해줄거라 생각해 첫 직장의 사수와 파트장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같이 일했던 분들과 코드가 잘 맞고 업무적으로도 쿵짝이 잘 맞았기에 레퍼런스 체크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추가적으로 든 생각은 회사 다닐 때 굳이 적을 만들지는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이번처럼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경우가 있고, 같은 회사를 다녔던 지인이 지원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수소문해서 알아볼 경우도 존재할 것 같다.
지난 3개월 회고
이번에는 정규직이 확실해질 때까지는 블로그에 안 남겨야지라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기 위해 3개월을 기다렸다.
서울에서는 첫 직장 생활이기에 쓰울 개발자들은 어떨까 궁금했고 실력이 괴물같은 개발자가 엄청 많겠지라는 기대를 안고 출근을 했다.
마침 팀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회의에 들어갔는데, event driven? DDD? kafka? state machine? 모르는 단어거나 책으로만 봤던 개념들이 계속 튀어나와 아쥬 당황스러웠다.
자체 클라우드 서버가 있었던 회사를 다녔어서 AWS를 써본 적이 없다. Heroku에서 AWS로 넘어가는데, 팀분들은 다 AWS로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있었기에 명령어를 능수능란하게 입력하는가하면 AWS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이름, 용어들을 꾀고 계셨다. 람다? rount53? ec2? code deploy? blue, green 방식?
나는 용어를 찾기 위해 출근을 한 것인가... 일을 하기 위해 출근한 것인가
아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겼지만, 또 떨어질 순 없었기에 카카오 인턴 때는 조급하게 일처리를 했다면 이번에는 차근차근 하나씩 처리해보자 다짐했다.
팀장님과 팀원분들은 다그치는 것 없이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천천히 기다려주셨고, 모르는게 있으면 편하게 알려주셨다.
팀원분들 전체적으로 친절하고 뛰어나신 분들이라 앞으로 이 분들 발목 잡을 일 없도록 하자며 스스로 되뇌었다.
팀 분위기는 서로의 성과에 대해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도와주는 분위기라 딱 바라던 팀 문화였다.
1주일 정도 세팅 및 서비스 파악으로 시간을 보내고 2주차부터 작은 이슈를 하나, 둘씩 처리하며 업무를 익혀나갔다. 수습 끝나기 1달 전부터 신규 파트너사 상품을 마리트에 제공하기 위해 연동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신규 파트너사를 런칭하고 보니 어느새 수습 기간이 끝났고, 자연스럽게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끝내며
카카오 이직기를 읽은 분들 중 주로 취준생이거나 낮은 연차분들의 개발자가 대다수였다.
혹시 취준생, 정규직 전환이 안된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회사가 현재 시점에서 나랑 안 맞았을 뿐, 자신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어차피 100번 떨어져도 1번만 합격하면 그만이다란 생각이 계속되는 불합격 메일에도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이번에는 마이리얼트립에서 열심히 성장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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